얼마전 친구집 집들이를 다녀왔다. 그런데 며칠 뒤 문득 "대화를 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대화? 얼마전 대화를 하지 않았나? 오랜만에 사교 활동을 하지 않았던가?
그런데도 나는 어떤 갈증을 느끼고 있었다. 어쩐지 진정한 의미의 대화를 하지 못한 것 같았다.
그렇다면 내가 원하는 진정한 의미의 대화란 무엇일까? 사람들이 사는 이야기, 존재의 고민 같은 대화를 하고 싶은 것이다. 혹은 조금 더 가볍게 회사에 대한 불평 불만이나 나의 관심사에 대해서 지껄이고 싶었다.
그렇다, 나는 현재 사회적으로 고립된 존재인 것이다.
그렇다, 이제는 그런 대화가 부족하다.
친구들 5~6명이 모이면 이런 심오한 이야기를 하진 않는다. 조금 더 가벼운 이야기를 한다. 연애라던가, 운동이라던가, 아니면 육아라던가. 내가 원하는 사람의 심리에 대한 이야기는 없다. 나의 존재 이유에 대한 이야기는 없다.
그렇다고 누군가를 불러내어 이런 이야기를 지껄이고 싶지도 않다. 나의 관심사가 그들의 관심사일까? 그들의 관심사가 아닌 이상 타인의 시간을 빼앗고 싶지 않다. 마음이 맞는 사람들끼리 즐겁게 대화를 나누고 싶은 것이다. 진심으로 서로의 시간을 기꺼이 할애하여 웃고 떠들고 토론하고 논쟁하고 싶은 것이다.
하지만 현재의 내겐 그런 친구가 없다.
"타인의 시간을 빼앗는다"라고 생각하는 나 자신을 깨닫는 순간 또 이런 생각이 들었다. 나는 정말 타인에 대한 "기대"가 없구나. 내가 도움을 요청하면 기꺼이 도움 받을 수 있을 것이란 믿음이 없구나. 이건 건강하지 못한 인간관계의 전형이라고 할 수 있는 것이다. 도움받으리란 기대가 없기에 독립적일 수 밖에 없는 그런 일그러진 어른 말이다.
안타깝게도, 그렇게 나는 또다시 독립적인 인간이 되어 이 문제를 스스로 해결해보고자 한다. 이 답답한 심정을, 어딘가 부족한 마음을 이렇게 글이라도 쓰며 달래보고자 한다.